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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봄이 찾아왔습니다. 겨우내 딱딱했던 흙을 뚫고 노란 민들레와 파릇한 쑥이 고개를 내밀면, 우리 집 반려견 녀석은 그 냄새가 신기한지 연신 코를 킁킁대며 마당을 뛰어다닙니다.
이맘때쯤이면 따뜻한 봄바람과 함꼐 불청객도 찾아옵니다. 하늘을 뿌옇게 뒤덮는 미세먼지와, 식사 후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무거운 춘곤증. 한의학에서는 봄을 간의 계절이라 부릅니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이 깨어나며 간의 해독 작용이 가장 바빠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봄철 지친 간의 피로를 덜어주고, 미세먼지로 답답한 호흡기를 맑게 씻어내주는 지천에 널린 보약, 민들레와 쑥의 지혜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1. 간에 쌓인 독을 푸는 노란 약초, 민들레
길가에 흔하게 피는 민들레를 그저 잡초로 여기는 분들이 많지만, 옛 의서에서는 민들레를 포공영이라 부르며 매우 귀한 약재로 대접했습니다.
동의보감의 기록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민들레에 대해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며, 뭉친 기운을 흩어지게 한다. 특히 간과 위의 화를 내리는 데 탁월하다 고 기록했습니다.
현대 과학으로 밝혀진 민들레의 핵심 성분은 뿌리와 잎에 풍부한 실리마린과 콜린 입니다. 시중의 간장약 성분으로도 널리 쓰이는 이 물질들은 간세포의 재생을 돕고, 간에 쌓인 독소와 지방을 분해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자꾸만 피곤하도 눈이 침침해지는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민들레만한 천연 피로회복제가 없는 셈입니다.
2. 단군신화가 증명하는 정화의 힘, 쑥 (애엽)
쑥은 우리 민족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식물입니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동굴 속에서 100일간 견디며 먹었던 것이 바로 마늘과 쑥이지요. 한의학에서는 쑥을 애엽이라 부릅니다.
쑥 특유의 향긋한 향을 내는 시네올 성분은 체내의 유해 세균을 죽이고 백혈구의 면역 기능을 높이는 천연 항생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호흡기와 폐에 쌓인 중금속과 노폐물을 흡착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강력한 정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피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덮혀주는 데에는 봄 쑥을 따라갈 약초가 없습니다.
3. 민들레와 쑥, 음양의 완벽한 조화
민들레와 쑥은 봄철 디톡스를 위한 환상의 짝꿍입니다.
민들레는 성질이 서늘하여 간에 쌓인 뜨거운 독소와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고, 쑥은 성질이 따뜻하여 차가워진 위장과 혈관에 온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이 두가지를 함께 달여 마시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간과 폐이ㅡ 독소는 시원하게 빼내면서도 속은 따뜻하고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는 완벽한 밸런스가 맞춰집니다.
4. 집에서 만드는 천연 해독제, 민들레 쑥차 비법
지천에 널린 봄나물을 활용해 값비싼 영양제 부럽지 않은 해독 차를 끓이는 방법입니다.
-재료 채취및 손질 : 길가에 오염된 곳에서 자란 것은 중금속 위험이 있으니 절대 피하시고, 깨끗한 들판이나 산에서 캔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시중에서 파는 말린 약재를 구매하시는것도 좋습니다) 서양 민들레보다는 하얀 꽃이 피는 토종 하얀 민들레가 약효가 훨씬 뛰어납니다.
- 덖어주기 : 깨끗이 씻어 바짝 말린 민들레 뿌리/잎 한줌과 쑥 한줌을 기름 없는 마른 팬에 약불로 살짝 덖어줍니다. 풋내는 날아가고 구수한 풍미가 살아납니다.
-은은하게 달이기 : 물 2리터에 덖은 민들레와 쑥을 1:1 비율로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물이 끓어오르며 ㄴ약불로 줄여 40분정도 은은하게 우려냅니다.
- 식후에 따뜻하게 한잔 마시면 속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5. 섭취 시 주의할 점(부작용)
-위장이 몹시 찬 체질 : 쑥이 따뜻하게 보완을 해주긴 하지만, 민들레 본연의 성질이 서늘하므로 평소 수족냉증이 심하고 배탈이 잦은 분들은 아주 연하게 보리차처럼 끓여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과유 불급 : 아무리 좋은 차라도 물 대신 하루종일 마시는 것은 간에 무리를 줄수 있습니다. 하루 2~3잔 정도 식후에 따뜻하게 즐기시는것을 권장합니다.
6. 맺음말 : 자연이 내어주는 처방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우리 몸이 겪는 크고 작은 몸살들은, 어쩌면 자연의 변화에 발맞추어 몸을 비우고 새롭게 채우라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고 춘곤증으로 몸이 무거운 날, 봄의 생명력을 가득 머금은 쌉싸름한 민들레 쑥차 한 잔을 우려보세요. 묵은 피로가 봄눈 녹듯 씻겨 내려가고, 몸속 가득 맑은 봄기운이 차오를 것입니다.
늘 맑고 건강한 하루 보내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