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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멈췄을 때, 음식은 어디까지 살릴 수 있을까?
정전이 되거나 냉장고가 갑자기 고장 나면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이 냉장고 속 음식입니다. 고기와 생선, 우유, 반찬을 모두 버리자니 아깝고,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음식을 먹자니 탈이 날까 걱정되지요.
이럴 때 많은 사람이 음식의 냄새를 맡거나 조금 맛을 보고 괜찮은지 판단합니다. 하지만 식품은 냄새와 색깔에 이상이 없어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냉장고가 멈췄을 때 무조건 모든 음식을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겉모습만 보고 괜찮다고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정전 시간과 냉장고 문을 열었는지, 음식의 종류와 실제 온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정전이 되면 냉장고 문부터 닫아야 합니다
전기가 끊겼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냉장고 문을 최대한 열지 않는 것입니다.
냉장고는 문을 닫아 두면 내부의 차가운 공기를 일정 시간 유지합니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의 안내에 따르면, 냉장고 문을 열지 않은 상태에서는 일반적으로 약 4시간 동안 식품을 차갑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냉동실은 음식이 가득 찬 경우 약 48시간, 절반 정도 찬 경우 약 24시간 동안 냉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안내 기준이며, 실제 유지 시간은 냉장고의 종류와 주변 온도, 내부에 들어 있는 음식의 양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전이 되었다고 냉장고 문을 열어 안을 확인하거나 음식을 하나씩 꺼내 놓으면 냉기가 더 빨리 빠져나갑니다.
정전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아이스박스와 얼음팩을 준비하고, 식품을 차갑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냉장고가 멈춘 지 4시간이 지났다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정전이 몇 시간 지속되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음식이 실제로 얼마나 높은 온도에 노출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냉장고 안의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면 더욱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냉장 보관 식품은 약 4℃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반면 냉장고 내부 온도를 알 수 없고 정전이 4시간을 넘겼다면 육류와 생선, 우유, 달걀, 조리된 반찬처럼 상하기 쉬운 식품은 안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식품은 주의해야 합니다.
생고기와 생선, 해산물
우유와 요구르트 등 유제품
달걀과 달걀이 들어간 음식
조리해 둔 국과 찌개, 반찬
남은 음식과 배달 음식
잘라 놓은 과일과 채소
이런 식품은 냉장고가 다시 작동한다고 해서 처음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온도가 올라가면서 식품 안전에 문제가 생겼다면 다시 차갑게 만든다고 위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정전이 오래 지속되었고 식품의 온도 이력을 확인할 수 없다면, 상하기 쉬운 음식은 아깝더라도 버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3. 냉동식품은 모두 버려야 할까요?
냉동실에 있던 음식은 냉장실 음식과 조금 다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기가 끊긴 뒤 냉동식품에 얼음 결정이 남아 있거나 식품 온도가 약 4℃ 이하로 유지되었다면, 일반적으로 다시 냉동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재냉동하면 식감과 품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음식이 완전히 녹았고 충분히 따뜻해진 상태로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알 수 없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냉동실에 있던 고기나 해산물이 녹았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녹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다음 사항을 확인해 보세요.
음식에 얼음 결정이 남아 있는가?
식품 온도가 약 4℃ 이하인가?
냉동실 문이 오랫동안 열려 있었는가?
정전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알고 있는가?
녹은 음식의 상태와 보관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가?
확실한 온도 정보가 없다면 냄새나 촉감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지 마세요.
4. 냄새가 괜찮으면 먹어도 될까요?
냉장고 고장 뒤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냄새로 식품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음식이 상하면 냄새가 나거나 색깔과 질감이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일부 미생물이나 독소는 음식의 냄새와 외관만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냄새가 괜찮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금 맛을 보는 행동도 피해야 합니다. 식품이 안전한지 확인하려고 직접 먹어 보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닙니다.
특히 고령자와 어린이, 임신부,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먹을 음식이라면 더욱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의 안전성이 의심될 때는 맛을 보지 말고, 보관 시간과 온도를 기준으로 판단하세요.
5. 냉장고 고장에 대비해 미리 해 두면 좋은 일
냉장고가 멈춘 뒤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에 준비해 두면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 판단도 쉬워집니다.
첫째, 냉장고와 냉동실에 넣어 사용하는 온도계를 마련해 두세요. 표시창의 설정 온도와 실제 식품 주변 온도는 다를 수 있으므로 내부 온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둘째, 냉동실을 지나치게 비워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냉동식품이 어느 정도 함께 모여 있으면 차가운 상태를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냉기 순환을 막을 정도로 무리하게 채우지는 마세요.
셋째,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의 날짜를 표시해 두세요. 언제 조리했는지, 언제 개봉했는지 알기 어려우면 정전이나 고장 상황에서 판단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넷째, 정전이 길어질 때 사용할 아이스박스와 얼음팩을 준비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식품을 옮긴 뒤에도 차가운 상태가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냉장고 고장이 의심된다면 문을 반복해서 열어 보지 말고, 전원 상태와 차단기, 제품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세요. 전기적 이상이나 타는 냄새가 있다면 무리하게 전원을 다시 연결하지 말고 안전하게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6. 냉장고가 다시 작동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기가 다시 들어오거나 냉장고 수리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음식이 안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냉장고 내부 온도를 확인하고, 냉동식품에 얼음 결정이 남아 있는지 살펴보세요. 정전이 길었거나 식품이 따뜻한 상태로 오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상하기 쉬운 식품은 안전을 우선해 처리해야 합니다.
냉장고 안쪽에 음식물이 흘러나왔거나 이상한 냄새가 난다면 선반과 서랍을 분리해 세척하고 충분히 건조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원칙은 간단합니다.
냉장고가 멈췄을 때는 문을 닫아 냉기를 지키고, 음식의 안전성은 냄새가 아니라 시간과 온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식품을 버리는 일이 아깝더라도 안전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면 무리해서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냉장고 온도와 음식 보관 날짜를 확인하는 작은 습관이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인한 식품 낭비와 건강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